2014년 1월 23일 목요일

1등 오나홀 명기의증명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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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의증명 "안녕하셨습니까?"
현돈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어서오십시요어쩐 일로?"
인사과장이 짐짓 태연하게 물어왔다
"사람들을 좀 물리쳐 주시겠습니까?"
현돈의 말에 인사과장은 눈을 감았다그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
고 있었다
"미스 김 잠깐 나갔다가 이따가 내가 부르면 들어 오겠
나?"
인사과장이 가까스로 신음에 가까운 말을 내뱉았다그의 말을
들은 여직원은 알았다는 듯이 가볍게 고개를 이고는 총총히 과
장실을 빠져 나갔다
현돈은 명기의증명 책상을 보았다자개로 쓰여진 인사과장 '손봉도'라는 명
함이 잘 닦여진 채 반짝이고 있었다
"왜 죽이셨습니까?"
현돈이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
"전 아닙니다"
인사과장이 두손을 책상위로 모으고 콱 움켜잡았다
"그럼 왜 우미자의 방을 뒤지라고 전칠성에게 부탁을 했습니까?"
명기의증명 현돈이 손봉도의 책상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
"미자는 예쁘고 탐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저는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작년 이었지요회사에서 회식이 끝나고 저녁에 늦
게 바래다 준다는 것이 그만 인연이 되어 자주 그 애를
만났습니다일주일에 한 두번씩"
손봉도가 침통하게 말을 꺼냈다
"가죽잠바도 사주셨습니까?"
현돈이 물어 왔다
"예 가죽잠바 뿐만 아니라 뭐던지 다 해주고 싶었지만미
자가 그걸 거절했습니다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원하는 것은 사랑
뿐이지 물질적인 게 아니라고 지난 겨울 하도 추워보이
는 옷을 입고 있길래 어지간하면 새옷을 좀 사입으라고 했는
데 알뜰한 그 아이는 그냥 지내더군요그래서 제가 가죽잠바
를 하나 사줬습니다그 뿐입니다"
손봉도는 책상을 향해 머리를 이고는 계속 우는 듯한 목소리
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덜컥 이주일전에 그 애가 명기의증명사라진겁니다걱정을 많이
했지요 절대로 사라지거나 할 이유가 없는 애였는 데 그
날도 저를 만났어요그리고는 집으로 간다고 하고는 저녁 8시
쯤 출발했는 데 제 실숩니다제가 집까지 바래다 줬어야 하
는 건데 그날 제가 바쁜 일이 있어서 그냥 빠져 나왔지
요그러다 그저께 신문을 보았고,그 아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그것도 잔인하게 살해되어서 전 덜컥 겁이 났습
니다그 아이는 꼼꼼했고,사진을 같이 찍은 적도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그걸 제 방에 보관했을 겁니다그래서 칠성일 불렀습
니다칠성이는 잘아는 동네 후배였고,그런 방면의 일을 맡기기
에는 적당했습니다"
손봉도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현돈은 담배불을 붙여 주었다
"당신 거짓말 하고 있어당신이 죽였지? 보나마나 우미자가
돈을 요구하니까 돈을 주기는 싫고 회사에다 폭로하겠다던가
하는 식으로 겁을 주니까 죽였는 거지?"
한형사가 손봉도를 코너로 몰아 세웠다
"아닙니다! 절대 그건 아닙니다우리는 사랑했던 것 뿐입니다
어떤 놈이 그랬는 지 모르지만 미자를 죽인 그 놈을 잡
히기만 하면 제가 죽여버리겠습니다어흐흐흐!"
마침내 손봉도는 울음을 터트렸다남자의 눈물그는 진심이리라
현돈은 손봉도의 말을 믿었다절대로 그는 그럴 까닭도 없고, 그
럴 위인도 아니었다우미자가 일기장에 사진을 붙여두고
그에 대
한 것들을 차곡차곡 일기로 기록했을 정도라면,절대로 두사람은
물질적인 만남은 아니었을 것이다
바람을 피운다 현돈은 책상에 엎드려 흐느끼고 있는 손봉도
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현돈은 명기의증명미혼이었다결혼을 한 사람들이
바람을 피우게 되는 것 물론 원칙적인 것은 배우자만 사랑하
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세상 일이 어디 뜻대로 되겠는가? 어쩌
면 이성에 대한 호기심은 본능적인 것이다결혼을 했건 하지 않
았건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한 일이다불륜이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일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일이다잘못된 결혼으로 인한 불행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어쩌
면 불륜은 유일한 행복일 수 도 있다지금 현돈은 그런 행복을
잃어버린 한 남자를 보고 있다길거리에서 칠십먹은 노인을 붙잡
고 물어보라아직도 청춘이란 생각이 들고,마음만 나면 언제나
다시 연애하고 싶다고 하지
"어쨌던 같이 가주셔야 겠습니다지금으로서는 손과장님이 유
일한 목격자입니다우미자의 마지막 행적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분은 오직 손과장님 밖에 없습니다"
현돈이 말을 꺼냈다그러자 이내 한형사도 손봉도가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한형사는 손봉도를 달래었고,같이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현돈은 착찹한 마음이 들었고,손과장의 손에 수갑을 채우지는
않았다현돈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하늘은 높았고,현돈의 마음
은 착찹해지고 있었다
12
손봉도에 대한 조사는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었다손봉도에 대한
심문은 수사과장이 직접 나섰고,그는 범행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지켜보는 현돈으로서는 답답한 일이었다현돈의 직감이 맞다면
절대로 손봉도는 범인이 아니었다만의 하나 제 2의 살인이 벌어
지지 않는 다면,손봉도는 꼼짝없이 '흡혈귀' 살인사건의 진범으
로 몰리게 되었다
제 2차 수사관 회의가 열린 것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이
었다수사과장조차도 손봉도가 진범이라는 확신을 내세우지 못했
다그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우미자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다는
등의 정황증거는 충분하다고 하나,그를 진범으로 몰아세우기에는
우미자의 시체가 특별했다만약 명기의증명손봉도가 그녀를 유괴하여 혈액
을 빼는 방법으로 살해했다면,적어도 열흘이상 그녀를 감금했을
시설이 필요한 데,손봉도에겐 그럴 만한 은밀한 장소가 없었을
것이다더구나,그렇게 잔인하게 살해할 이유도 없거니와 혈액을
추출하는 데 대한 전문지식을 손봉도가 가지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딘가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결국 그날 오후의 수사관회의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
러나,그것은 사실상 수사가 벽에 부딪혔음을 시인하는 셈이 되었

1단일 살인 사건으로 끝날 경우 손봉도는 살인의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그러나,차후 살인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면 손봉도를
더이상 구금할 법적 근거가 없어진다
2우미자의 시체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범인이 피살자를 납치하
여 구금한 후 잔혹한 행위혈액 채취를 했다고 가정하면,적어도
그럴만한 장소가 경산 시,군내에 있을 것이다우선 관할 지역내
의 야지,임야에 위치한 독립 가옥등 외진 곳에 대한 수색을 �
�시
한다
3우미자와 손봉도가 밀회를 가진 후 헤어졌던 경산시 중방동 프
린세스장 여관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수사의 실시 및 목격자 확보
에 주력한다
4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늦은 시각에 외딴 곳을 혼자 다니는 일
이 없도록 주민연락망을 통해 홍보한다
제 2장미로迷路속의 남자 1
1
명기의증명 성암산은 경산시의 북쪽에 있다대구로 진입할 수 있는 8차선의
넓은 도로와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의 철도가 성암산의 동쪽
자락에서 교차하며,그 부근에 성암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건널목
이 두어군데 놓여져 있다또한 이 부근은 J 모직의 방적공장
을 비롯한 많은 공장들이 거대한 괴물처럼 자리잡고 있었고,밤이
되면 우범지대로 변하는 위험한 곳 이다
17세의 오양은 경산여고에 갓 입학한 여고생이었다그녀는 언제
나처럼 보충수업을 마치고,두군데의 입시학원을 들렀다가 저녁이
깊을 무렵이나 되어야 집에 돌아오곤 했다오양의 집은 성암산
어귀의 사월리였고,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앞서 말한
경부선철도의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
귀가길의 딸 자식을 마중하러 나오는 것은 어느 집이나 마찬가
지겠지만,오양은 8차선 도로의 갓길에서 갈라져 나온 시멘트포장
도로의 끝에서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또한,그곳은 경부선 철
도의 철둑길이 시멘트 도로와 만나는 곳이기도 했다
제법 늦은 시각이었던지 멀리서 가로등이 빛나고 있었고,오양은
발끝을 까닥이며 시간을 보냈다원래 호랑이가 다녔음직한 논길
을 시멘트 길로 개조한 까닭인지 스산하긴 마찬가지여서,오양은
어머니가 나타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오양은 문득 시선을 한곳에 멈추었다철둑길의 어느 아
래 자락에서 희끄무리한 무엇이 빛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오
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가방에서 안경을 꺼내었다원래 눈이
좋지 않았지만,안경을 자주 끼는 편은 아니었다
안경을 눈 앞에 씌우자 희끄무리한 무엇은 더욱 선명히 빛이 났
다오양은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물체를 향해 다가갔다어스
럼한 달빛에 보인 그것은 창백한 여자의 나신이었다오양은 빽하
고 소리를 질렀고,잠시후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발견했을 때는
반 실신한 상태였다
2
시명기의증명 체의 인수는 즉시 이루어졌고,다음날 점심무렵에 수사본부에선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수사과장을 비롯한 전 수사관들은 긴장
된 표정이었고,현돈은 이미 오전에 시체에 대한 탐문 수사를
끝낸 다음이었다
"피살자의 신원은 J 모직 생산부 여직원 박금숙으로 밝혀졌습니
다박금숙은 현재 24세로 현주소는 청도군 남성면으로 되어 있습
니다박금숙은 약 열흘 전인 4월 12일 오후 7시경에 회사를 퇴근
한 후 종적이 끊어졌고,4일 뒤인 명기의증명4월 16일에 실종신고가 접수 되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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